1 00:00:06,006 --> 00:00:07,090 ‎"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" 2 00:00:07,257 --> 00:00:08,633 ‎방법만 알면 되죠 3 00:00:11,720 --> 00:00:15,974 ‎마음의 항문을 항문 플러그로... ‎항문 플러그로 틀어막아요 4 00:00:16,641 --> 00:00:17,809 ‎이제 깨달았네요 5 00:00:18,476 --> 00:00:20,979 ‎"에디터 녀석" 6 00:00:21,479 --> 00:00:22,605 ‎항문 플러그 7 00:00:23,982 --> 00:00:24,899 ‎항문 플러그 8 00:00:26,151 --> 00:00:27,152 ‎항문 플러그 9 00:00:27,652 --> 00:00:28,820 ‎이제 깨달았네요 10 00:00:28,903 --> 00:00:30,113 ‎마음의 항문을 11 00:00:30,196 --> 00:00:31,906 ‎항문, 항문, 항문 플러그 12 00:00:33,241 --> 00:00:34,534 ‎항문 플러그 13 00:00:34,617 --> 00:00:35,618 ‎전등은 필요 없어 14 00:00:36,453 --> 00:00:37,287 ‎초록이도 15 00:00:37,662 --> 00:00:40,248 ‎그렇지? 우리 이쁜이 16 00:00:40,331 --> 00:00:41,583 ‎침대? 필요 없지 17 00:00:41,666 --> 00:00:43,918 ‎클랜시, 좋아하실 만한 ‎행성을 찾았어요 18 00:00:44,002 --> 00:00:44,919 ‎그건 봐야 알지 19 00:00:45,754 --> 00:00:47,255 ‎'노발8' 행성이에요 20 00:00:47,338 --> 00:00:49,716 ‎여기엔 와인 강과 ‎메스칼린 열매가 있죠 21 00:00:49,799 --> 00:00:51,384 ‎이 앵무새랑 인터뷰하면 ‎끝내줄 거예요 22 00:00:51,468 --> 00:00:53,762 ‎미안한데 내 노래 안 들었나 봐 23 00:00:53,845 --> 00:00:55,138 ‎- 항문 플러그 ‎- 이제 깨달았네요 24 00:00:55,221 --> 00:00:56,264 ‎이제 깨달았다고 25 00:00:57,474 --> 00:00:58,850 ‎깨달음을 얻었어 26 00:00:59,100 --> 00:01:00,602 ‎'렌저 디도' 행성은 어때요? 27 00:01:00,685 --> 00:01:03,354 ‎워터 파크랑 트램펄린이... 28 00:01:03,438 --> 00:01:04,272 ‎난 이제 깨달았다니까 29 00:01:05,023 --> 00:01:07,776 ‎- '텅 빈 공' 행성은요? ‎- 딱 좋아 30 00:01:07,859 --> 00:01:10,236 ‎재미없는 아바타 만들어 봤어요 ‎깨달음 얻은 분 31 00:01:10,320 --> 00:01:11,529 ‎고마워 32 00:01:13,198 --> 00:01:14,074 ‎마음에 들어요? 33 00:01:14,157 --> 00:01:15,825 ‎"아바타 선택" 34 00:01:15,909 --> 00:01:17,285 ‎음... 35 00:01:17,744 --> 00:01:21,331 ‎마스터랑 똑 닮은 아바타 만들었죠 ‎크림으로 만든 것만 빼면요 36 00:01:21,414 --> 00:01:22,248 ‎멋지죠? 37 00:01:23,750 --> 00:01:24,834 ‎그래 38 00:01:24,918 --> 00:01:27,754 ‎'텅 빈 공' 행성으로 보내줘 39 00:01:27,837 --> 00:01:28,838 ‎분부대로 하죠 40 00:01:28,922 --> 00:01:31,716 ‎시뮬레이터와 결합... ‎껌 씹고 있어요? 41 00:01:33,843 --> 00:01:34,928 ‎고마워요, 마스터 42 00:01:35,011 --> 00:01:36,596 ‎- 사랑해 ‎- 둘 43 00:01:37,138 --> 00:01:38,223 ‎하나 44 00:01:46,397 --> 00:01:49,442 ‎정말 말 그대로 텅 빈 공 같네 45 00:01:57,242 --> 00:02:00,829 ‎아, 못 해 먹겠다 ‎여기 좀 신나게 꾸며봐야지 46 00:02:07,127 --> 00:02:07,961 ‎안녕하세요 47 00:02:20,932 --> 00:02:22,851 ‎저기, 물 나오는 호스 있어요? 48 00:02:22,934 --> 00:02:23,768 ‎피부가 다 쓸렸어요 49 00:02:26,020 --> 00:02:26,896 ‎원래 말 안 해요? 50 00:02:28,148 --> 00:02:29,357 ‎알겠어요 51 00:02:29,858 --> 00:02:31,025 ‎여기 어디 있을 거야 52 00:02:32,068 --> 00:02:33,987 ‎어디 뒀는지만 기억하면 돼 53 00:02:49,335 --> 00:02:50,837 ‎세상에 54 00:02:52,964 --> 00:02:53,840 ‎뭐야? 55 00:02:54,340 --> 00:02:55,592 ‎뭐가 이렇게 많아? 56 00:02:58,595 --> 00:03:00,096 ‎잘 지냈나? 57 00:03:02,140 --> 00:03:02,974 ‎누구죠? 58 00:03:06,936 --> 00:03:09,105 ‎질문 좀 해야겠어 59 00:03:09,772 --> 00:03:12,108 ‎궁금한 게 많은데 60 00:03:12,192 --> 00:03:15,445 ‎우주 방송에 딱이야 61 00:03:15,945 --> 00:03:18,823 ‎난 '죽음'입니다 62 00:03:18,907 --> 00:03:20,909 ‎만나서 반가워요, 난 클랜시예요 63 00:03:22,577 --> 00:03:24,078 ‎미안해요, 목에 뭐가 걸려서요 64 00:03:24,162 --> 00:03:28,166 ‎"케이틀린 도허티와 함께하는 ‎미드나잇 가스펠" 65 00:03:28,249 --> 00:03:32,295 ‎우주 방송 인터뷰 좀 해줄래요? ‎전 우주에 방송되는 거예요 66 00:03:32,378 --> 00:03:33,671 ‎그러죠 67 00:03:33,755 --> 00:03:36,591 ‎근데 시작하기 전에 ‎내 형태를 설명해 봐요 68 00:03:36,674 --> 00:03:38,968 ‎그래야 나타날 수 있을 테니 69 00:03:39,052 --> 00:03:40,261 ‎- 네? ‎- 날 설명하라고요 70 00:03:40,345 --> 00:03:42,388 ‎당신한테 죽음은 어떤 형태죠? 71 00:03:43,181 --> 00:03:45,099 ‎키는 4.2미터 ‎끝내주는 머릿결 72 00:03:45,183 --> 00:03:48,269 ‎익살맞게 눈은 하나, 박쥐 날개에 ‎보석 잔뜩 박힌 장갑 낀 집게발 73 00:03:48,353 --> 00:03:51,522 ‎광대 외다리, 발밑엔 ‎어린이용 빨간 왜건이 달린 모습요 74 00:03:52,440 --> 00:03:54,817 ‎- 왜건도 신체 일부인가요? ‎- 네 75 00:03:54,901 --> 00:03:57,654 ‎그리고 엉덩이는 코뿔소 ‎반은 음식 결계가 쳐져 있고 76 00:03:57,737 --> 00:04:00,448 ‎항상 똥을 밟고 서 있죠 77 00:04:04,369 --> 00:04:06,788 ‎좀 더 단순한 ‎그림이어야 할 것 같은데 78 00:04:06,871 --> 00:04:07,914 ‎알겠어요 79 00:04:07,997 --> 00:04:11,251 ‎손이 핸들용인 ‎저 우울한 찌질이는 없애요 80 00:04:11,334 --> 00:04:12,502 ‎말한 적 없어요 81 00:04:16,631 --> 00:04:19,050 ‎집게발은 다시 달아요, 좀 더 작게 82 00:04:19,133 --> 00:04:21,302 ‎이제 땅을 밀고 나갈 수 있겠네요 83 00:04:21,386 --> 00:04:22,762 ‎별로 실용적이진 않네요 84 00:04:22,845 --> 00:04:24,389 ‎제트팩 메는 건 어때요? 85 00:04:26,224 --> 00:04:28,685 ‎이러면 '죽음'답게 오싹해 ‎보이질 않잖아요, 그냥... 86 00:04:28,768 --> 00:04:31,938 ‎좋아요, 그럼 평범한 ‎사신 같은 건 어때요? 87 00:04:32,021 --> 00:04:33,564 ‎그 익살맞은 외눈은 그대로 두고요 88 00:04:34,732 --> 00:04:35,733 ‎멋진데요 89 00:04:35,817 --> 00:04:37,694 ‎이제 인터뷰해도 될까요? 90 00:04:37,777 --> 00:04:38,653 ‎네, 그래요 91 00:04:38,736 --> 00:04:40,238 ‎녹음할게요 92 00:04:40,321 --> 00:04:41,489 ‎저기, 그거 내 호스거든 93 00:04:47,745 --> 00:04:50,331 ‎젠장, 저 꼴통이 내 호스 가져갔네 94 00:04:50,415 --> 00:04:53,293 ‎잠깐 걸으면서 얘기할래요? ‎저 호스 찾아와서 95 00:04:53,376 --> 00:04:55,044 ‎- 워터 슬라이드 타야 하거든요 ‎- 그래요 96 00:04:55,545 --> 00:04:56,713 ‎당신이 '죽음'이군요 97 00:04:57,255 --> 00:04:59,132 ‎당신한테 사람을 뺏기면 ‎너무 고통스러워요 98 00:04:59,215 --> 00:05:00,049 ‎그렇죠 99 00:05:00,133 --> 00:05:01,968 ‎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한테 100 00:05:02,051 --> 00:05:03,845 ‎혹시 해줄 말 있어요? 101 00:05:03,928 --> 00:05:08,224 ‎네, 평생 살면서 ‎본인을 위해 할 수 있는 102 00:05:08,308 --> 00:05:10,268 ‎최선의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103 00:05:10,518 --> 00:05:13,688 ‎생사의 순간에 충실하라는 거예요 104 00:05:13,771 --> 00:05:14,939 ‎그 순간에 100% 쏟아붓는 거죠 105 00:05:15,023 --> 00:05:16,816 ‎세상을 떠난 사람과 함께 있거나 106 00:05:16,899 --> 00:05:19,235 ‎애를 막 낳은 산모나 107 00:05:19,319 --> 00:05:22,488 ‎갓 태어나 태지도 안 벗겨진 채 ‎우는 신생아와 함께할 때요 108 00:05:22,572 --> 00:05:23,740 ‎네 109 00:05:23,823 --> 00:05:29,287 ‎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기 힘든 ‎원초적인 순간이죠 110 00:05:30,580 --> 00:05:35,543 ‎적극적으로 막고 있는 것 같아요 111 00:05:35,626 --> 00:05:36,669 ‎정교한 시스템으로 막았죠 112 00:05:36,753 --> 00:05:38,755 ‎그 시스템이 뭐죠? 113 00:05:38,838 --> 00:05:43,343 ‎아무도 언급하지 않는 음모 같아요 114 00:05:43,426 --> 00:05:47,180 ‎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모인데 ‎일종의 죽음 산업이에요 115 00:05:47,263 --> 00:05:48,181 ‎이게 뭐죠? 116 00:05:48,264 --> 00:05:49,682 ‎이게 뭔지 얘기 좀 해줘요 117 00:05:49,766 --> 00:05:53,936 ‎죽음이나 내 생각을 ‎얘기해 줄 순 있어요 118 00:05:54,020 --> 00:05:56,356 ‎근데 그게 내 생각이라기보다는 ‎사실인 것 같아요 119 00:05:56,439 --> 00:05:58,066 ‎- 사실이라고 해두죠 ‎- 좋아요 120 00:05:58,149 --> 00:06:02,945 ‎20세기 들어서 바뀐 게 있어요 121 00:06:03,029 --> 00:06:03,863 ‎그게 뭐냐면... 122 00:06:03,946 --> 00:06:05,073 ‎알아둬야 할 게... 123 00:06:05,948 --> 00:06:07,116 ‎이건 일차적으로... 124 00:06:07,200 --> 00:06:10,828 ‎이제 미국의 관습으로 ‎자리 잡았어요 125 00:06:11,371 --> 00:06:13,664 ‎- 완전 뿌리 깊게요 ‎- 그래요 126 00:06:13,748 --> 00:06:16,876 ‎세계 각지에서 ‎일어나는 일이긴 하지만 127 00:06:16,959 --> 00:06:19,754 ‎그중에서도 미국이 최고봉이죠 128 00:06:19,837 --> 00:06:23,132 ‎죽음을 숨기는 분야에서는 ‎대부인 셈이에요 129 00:06:23,216 --> 00:06:25,051 ‎방해해서 미안한데 130 00:06:25,134 --> 00:06:27,470 ‎이 망할 거울이 ‎대체 뭔지 좀 얘기해줘요 131 00:06:27,553 --> 00:06:28,471 ‎그러죠 132 00:06:28,554 --> 00:06:30,473 ‎이건 일종의 재판이에요 133 00:06:30,556 --> 00:06:33,893 ‎거울에 비친 모습은 모두 ‎자기가 부끄러워하거나 134 00:06:33,976 --> 00:06:38,106 ‎숨기고 싶은 모습이죠 ‎그걸 다 용서해야 해요 135 00:06:38,189 --> 00:06:40,775 ‎- 용서하라고요? ‎- 네, 좋은 화젯거리죠 136 00:06:44,529 --> 00:06:48,032 ‎남북 전쟁 시절에 ‎시신 방부 처리가 시작됐어요 137 00:06:48,116 --> 00:06:50,368 ‎방부제나 소독제로 ‎화학 처리를 해서 138 00:06:50,451 --> 00:06:54,831 ‎형태를 좀 더 오래 보존하고 ‎부패를 막는 과정이에요 139 00:06:55,081 --> 00:06:58,751 ‎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‎죽기 때문에 140 00:06:58,835 --> 00:07:00,086 ‎- 집에 가고 싶어... ‎- 맞아요 141 00:07:00,169 --> 00:07:04,257 ‎북부 군인들이 ‎남쪽으로 진군하다 전사했던 142 00:07:04,340 --> 00:07:05,758 ‎역사가 있잖아요 143 00:07:05,842 --> 00:07:09,262 ‎당시 개신교 정신으로 ‎비추어 봤을 때 144 00:07:09,345 --> 00:07:11,013 ‎시신을 확인하는 게 중요했죠 145 00:07:11,097 --> 00:07:16,227 ‎당시 열차 기관사들이 ‎부패한 시신을 실을 때 146 00:07:16,310 --> 00:07:19,313 ‎더는 안 된다며 ‎강력하게 거부했었거든요 147 00:07:19,522 --> 00:07:22,442 ‎'내 열차에 썩어가는 시체를 ‎쌓아놓고 달릴 순 없어요' 148 00:07:24,026 --> 00:07:26,028 ‎맙소사, 색소폰 부는 사나이네 149 00:07:26,112 --> 00:07:27,280 ‎판결이 저렇게 났네요 150 00:07:27,363 --> 00:07:29,907 ‎색소폰 부는 남자가 있으면 ‎좋겠다고 생각했는데 151 00:07:29,991 --> 00:07:34,579 ‎그래서 전장엔 시신 방부 처리하는 ‎진취적인 젊은이들이 152 00:07:34,662 --> 00:07:38,541 ‎항상 대기하고 있었어요 ‎전장을 전전했죠 153 00:07:38,624 --> 00:07:40,084 ‎사고 현장 쫓아다니는 ‎변호사처럼요 154 00:07:40,168 --> 00:07:41,335 ‎- 세상에 ‎- 전장을 다니며 155 00:07:41,419 --> 00:07:42,628 ‎텐트를 쳤죠 156 00:07:42,712 --> 00:07:45,631 ‎전장에서 시신을 운반해서 157 00:07:45,715 --> 00:07:48,176 ‎바로 방부 처리를 했어요 158 00:07:48,259 --> 00:07:50,761 ‎일종의 홍보처럼요 159 00:07:50,845 --> 00:07:53,306 ‎자기 방부 처리 기술을 ‎광고하는 거죠 160 00:07:53,389 --> 00:07:55,099 ‎- 대단하네요 ‎- 그렇게 돈 벌었죠 161 00:07:55,183 --> 00:07:58,102 ‎당시엔 시신에서 내장을 꺼내고 162 00:07:58,186 --> 00:08:02,523 ‎그 자리에 비소를 넣어 ‎시신을 방부 처리했어요 163 00:08:02,607 --> 00:08:03,733 ‎비소가 방부제예요? 164 00:08:03,816 --> 00:08:05,026 ‎그럼요, 방부제죠 165 00:08:05,109 --> 00:08:07,236 ‎지금은 안 써요, 거지 같으니까 166 00:08:07,320 --> 00:08:10,406 ‎지금은 포름알데히드를 쓰지만 ‎당시엔 비소를 썼어요 167 00:08:17,038 --> 00:08:18,998 ‎야, 그거 내 거야, 내놔 168 00:08:19,540 --> 00:08:20,416 ‎철 좀 들어라 169 00:08:20,500 --> 00:08:22,251 ‎시신 방부 처리는 위험한 일이었죠 170 00:08:22,335 --> 00:08:24,587 ‎시신을 다시 ‎북쪽으로 운반하면서 171 00:08:24,670 --> 00:08:27,715 ‎그동안 부패하지 않게 ‎보존하는 일은 172 00:08:27,798 --> 00:08:30,301 ‎꽤 흥미로운 혁신이었죠 173 00:08:30,384 --> 00:08:31,969 ‎잠깐, 진짜 미안한데 174 00:08:32,053 --> 00:08:34,931 ‎한꺼번에 너무 많은 얘기를 들어서 175 00:08:35,014 --> 00:08:38,142 ‎이건 시작에 불과해요 ‎본론은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176 00:08:38,226 --> 00:08:39,602 ‎이리 내! 177 00:08:39,852 --> 00:08:42,438 ‎넌 탁구공 밟고 죽을 거야 178 00:08:47,026 --> 00:08:49,070 ‎그래서 전쟁 당시엔... 179 00:08:49,153 --> 00:08:51,822 ‎- 삼촌이 전사하면 기차 타고 ‎- 네 180 00:08:51,906 --> 00:08:53,491 ‎비소로 채워진 채 왔단 거죠? 181 00:08:53,574 --> 00:08:57,787 ‎아뇨, 사실 톱밥으로 채웠죠 ‎당시 시신을 방부 처리할 때... 182 00:08:57,870 --> 00:09:00,498 ‎장기를 다 제거했거든요 183 00:09:00,581 --> 00:09:03,167 ‎거기서 부패가 되니까요 184 00:09:03,251 --> 00:09:05,753 ‎우리 몸 중부 지방 ‎끈적끈적한 부분 있잖아요 185 00:09:05,836 --> 00:09:07,588 ‎그래서 모든 장기를 제거하고 186 00:09:07,672 --> 00:09:10,007 ‎톱밥 같은 거로 속을 채웠어요 187 00:09:11,467 --> 00:09:13,386 ‎뱃속이 꺼지지 않게요 188 00:09:13,469 --> 00:09:17,765 ‎그리고 시신의 순환 기관을 189 00:09:17,848 --> 00:09:19,642 ‎방부제로 채운 거예요 190 00:09:32,196 --> 00:09:35,533 ‎그렇게 하는 게 당시로선 ‎합리적이고 획기적이라 볼 수 있죠 191 00:09:35,616 --> 00:09:37,702 ‎사람들은 전사한 아들 ‎시신이라도 받고 싶어 했고 192 00:09:37,785 --> 00:09:40,705 ‎이런 과정 덕분에 ‎실제로 시신을 받을 수 있었거든요 193 00:09:40,788 --> 00:09:41,914 ‎- 네 ‎- 근데... 194 00:09:41,998 --> 00:09:45,751 ‎그 일을 하던 사람들이 그랬죠 ‎'잠깐, 전쟁은 끝났지만' 195 00:09:45,835 --> 00:09:48,087 ‎'이건 내 사업이잖아 ‎사업은 계속해야지' 196 00:09:48,170 --> 00:09:51,799 ‎'국민들한테 이걸 하는 게 좋다는 ‎인식을 심어줘야겠다' 197 00:09:51,882 --> 00:09:53,259 ‎와 198 00:09:53,342 --> 00:09:54,885 ‎그래서 이들이 길을 떠나 199 00:09:54,969 --> 00:09:57,513 ‎전국을 돌면서 그걸 광고하죠 200 00:09:57,930 --> 00:09:59,849 ‎처음엔 다단계 판매원과 ‎다를 바 없었어요 201 00:09:59,932 --> 00:10:03,477 ‎여기저기서 사흘짜리 ‎시신 방부 처리 코스를 열었죠 202 00:10:03,561 --> 00:10:06,731 ‎'시신 방부 처리하는 ‎방법을 배우세요' 203 00:10:09,650 --> 00:10:10,901 ‎그럴듯하죠 204 00:10:10,985 --> 00:10:11,819 ‎이분 맘에 드네요 205 00:10:13,029 --> 00:10:15,990 ‎진짜 속임수 ‎즉 진짜 효과가 있었던 건 206 00:10:16,073 --> 00:10:17,575 ‎20세기 들어서 207 00:10:17,658 --> 00:10:22,747 ‎나쁜 과학을 근거로 ‎국민한테 고정관념을 심어준 거죠 208 00:10:22,830 --> 00:10:25,541 ‎당시엔 이미 ‎나쁜 과학이 성행했어요 209 00:10:25,958 --> 00:10:29,170 ‎시신이 어떤 면에서 보면 ‎위험하다는 인식을 퍼트렸죠 210 00:10:29,253 --> 00:10:30,129 ‎저도 그런 줄 알았어요 211 00:10:30,338 --> 00:10:36,135 ‎에볼라 바이러스나 조류 독감처럼 ‎걷잡을 수 없이 번졌던 212 00:10:36,218 --> 00:10:40,723 ‎희귀한 전염병으로 죽은 거라면 213 00:10:40,806 --> 00:10:42,183 ‎- 흑사병도요 ‎- 그런 경우에 214 00:10:42,266 --> 00:10:45,770 ‎질병관리본부에서 시신을 즉시 ‎수습해서 화장해요 215 00:10:45,853 --> 00:10:48,397 ‎- 일반 장례식은 못 하죠 ‎- 돈은 아끼겠네요 216 00:10:48,481 --> 00:10:50,983 ‎'너희 아버님 에볼라 걸렸니?' 217 00:10:51,067 --> 00:10:54,403 ‎'안됐다, 그래도 정부에서 ‎알아서 해준다니 다행이네' 218 00:10:55,071 --> 00:10:56,656 ‎그런 경우가 아니면 219 00:10:56,739 --> 00:11:00,242 ‎죽는 즉시 훨씬 더 안전해져요 220 00:11:00,326 --> 00:11:01,160 ‎이제 됐어요 221 00:11:01,952 --> 00:11:03,162 ‎일단 숙주가 죽으면 222 00:11:03,245 --> 00:11:07,500 ‎바이러스와 박테리아가 ‎빨리 죽거든요 223 00:11:07,583 --> 00:11:09,669 ‎오래 못 살아요 224 00:11:09,752 --> 00:11:14,840 ‎병에 걸리거나 죽어가는 사람한테 ‎감염되는 경로가 있잖아요 225 00:11:14,924 --> 00:11:17,468 ‎기침, 재채기, 분변, 출혈 226 00:11:17,551 --> 00:11:20,221 ‎그렇게 전염성 있는 증상들이 227 00:11:20,304 --> 00:11:22,848 ‎죽으면 다 끝나죠 228 00:11:23,265 --> 00:11:27,937 ‎그게 좋은 점이에요 ‎당신의 안전을 생각하면요 229 00:11:28,729 --> 00:11:30,606 ‎근데 만약... 230 00:11:31,232 --> 00:11:34,151 ‎아버지가 호스피스 병동에 계셔서 ‎씻기고 옷 입히고 231 00:11:34,235 --> 00:11:35,611 ‎도와준다면... 232 00:11:36,070 --> 00:11:38,489 ‎아버지가 이미 안전하단 걸 ‎알잖아요 233 00:11:38,823 --> 00:11:41,951 ‎- 네 ‎- 죽을 때 변하는 게 없죠 234 00:11:42,034 --> 00:11:45,955 ‎- 똑같아요 ‎- 그렇죠, 더 안전해진다면 모를까 235 00:11:46,038 --> 00:11:49,458 ‎그건... 완전 소름 끼치네요 236 00:11:49,542 --> 00:11:51,252 ‎명심해야 할 건 ‎사람들이 이렇게 237 00:11:51,335 --> 00:11:53,671 ‎시신을 그냥 놔두는 건 238 00:11:53,754 --> 00:11:56,382 ‎수천만 년 된 인간 역사에서 ‎항상 있었던 일이란 거예요 239 00:11:56,465 --> 00:11:57,633 ‎이상한 게 아니죠 240 00:11:57,717 --> 00:12:01,345 ‎방부 처리해야 한다는 게 퍼진 건 ‎고작해야 100-120년 전부터예요 241 00:12:01,429 --> 00:12:04,640 ‎아까 우리가 얘기했던 242 00:12:04,724 --> 00:12:06,183 ‎시신 방부 처리하는 사람들이 243 00:12:06,267 --> 00:12:11,564 ‎시신을 방부 처리해야 ‎가족이 더 안전하다고 하는 244 00:12:11,647 --> 00:12:13,774 ‎- 고정관념을 퍼트렸죠 ‎- 미치겠다 245 00:12:14,191 --> 00:12:19,822 ‎시신을 소독하고 가족에게 ‎돌려주는 게 안전하다고요 246 00:12:19,905 --> 00:12:23,159 ‎- 그렇군요 ‎- 예전엔 보통 여자들이 247 00:12:23,743 --> 00:12:25,911 ‎집에 있어서 시신을 씻기고 248 00:12:25,995 --> 00:12:28,038 ‎지키고 눕히고 했는데 249 00:12:28,122 --> 00:12:32,126 ‎갑자기 가족도 아닌 ‎낯선 남자가 나타나서 250 00:12:32,209 --> 00:12:36,589 ‎이게 본인 전문이라며 이러죠 ‎'당신이 하는 건 안전하지 않아요' 251 00:12:36,672 --> 00:12:38,674 ‎'우리가 시신을 처리할게요' 252 00:12:38,758 --> 00:12:40,885 ‎'시신을 소독하고 ‎방부 처리할 테니' 253 00:12:40,968 --> 00:12:41,886 ‎'비용을 내시면 됩니다' 254 00:12:41,969 --> 00:12:44,472 ‎맙소사, 좀 전에 ‎시신을 지킨다고 했나요? 255 00:12:44,555 --> 00:12:47,349 ‎지킨다는 건 시신을 살피면서 ‎적당한 자리에서 256 00:12:47,433 --> 00:12:51,103 ‎가족들이 조문할 수 있게 ‎해준다는 의미예요 257 00:12:51,187 --> 00:12:55,232 ‎근데 갑자기 20세기 초부터 258 00:12:55,316 --> 00:12:57,276 ‎이렇게 된 거예요 259 00:12:57,818 --> 00:12:59,570 ‎상업적으로 굴러가기 시작했죠 260 00:13:01,572 --> 00:13:02,656 ‎미치겠네요 261 00:13:06,535 --> 00:13:07,369 ‎어디까지 얘기했죠? 262 00:13:08,204 --> 00:13:11,373 ‎맞다, 죽음에도 ‎상업 논리가 적용됐죠 263 00:13:12,082 --> 00:13:17,379 ‎죽으면 시신을 ‎장례식장으로 운구해서 264 00:13:18,047 --> 00:13:19,965 ‎혈액을 빼고 화학 물질로 채우죠 265 00:13:20,049 --> 00:13:21,258 ‎세상에 266 00:13:21,342 --> 00:13:25,554 ‎화장하고 양복 입힌 다음 ‎시신을 다시 아들한테 팔아요 267 00:13:25,638 --> 00:13:27,181 ‎세상에 268 00:13:28,474 --> 00:13:32,478 ‎사람들한테 그런 걸 ‎알릴 필요가 없죠 269 00:13:32,561 --> 00:13:37,858 ‎내가 주로 권유하는 건 ‎'가정 장례식'이에요 270 00:13:37,942 --> 00:13:39,109 ‎복잡할 게 없거든요 271 00:13:39,235 --> 00:13:43,781 ‎죽음에 대한 주도권이 ‎더 커지는 거죠 272 00:13:44,281 --> 00:13:47,117 ‎어디 가나 봐요? ‎같이 가도 될까요? 273 00:13:47,201 --> 00:13:48,285 ‎당연하죠 274 00:13:48,369 --> 00:13:49,203 ‎좋아요 275 00:13:50,204 --> 00:13:51,580 ‎이런 급만남 좋다니까 276 00:13:52,206 --> 00:13:55,042 ‎아버지가 요양하다 ‎집에서 돌아가셨을 때 277 00:13:55,251 --> 00:13:57,837 ‎누군가한테 알리지 않아도 돼요 ‎비상사태도 아니니까 278 00:13:57,920 --> 00:14:00,339 ‎바로 부패하는 것도 아니고 279 00:14:00,422 --> 00:14:02,049 ‎위험해지는 것도 아니죠 280 00:14:02,174 --> 00:14:03,217 ‎- 잠깐 ‎- 호스 필요한데 281 00:14:03,300 --> 00:14:05,469 ‎지금 돌아가셨고 ‎2시간 후에도 그 상태겠죠 282 00:14:05,553 --> 00:14:08,138 ‎- 내 슬라이드 ‎- 괜찮아요, 비상사태가 아니죠 283 00:14:08,222 --> 00:14:11,225 ‎안정을 찾을 때까지 284 00:14:11,308 --> 00:14:13,769 ‎그 원초적인 현실을 마주해요 ‎아까 얘기한 것처럼 285 00:14:13,853 --> 00:14:15,020 ‎그 순간에 충실하라고요 286 00:14:15,104 --> 00:14:17,481 ‎- 와 ‎- 감정을 실컷 느끼고 287 00:14:17,565 --> 00:14:21,110 ‎준비가 됐다고 생각되면 ‎그때 장례식장에 전화해요 288 00:14:21,819 --> 00:14:23,112 ‎너무 늦었어요 289 00:14:23,195 --> 00:14:25,906 ‎우리 부모님은 ‎당신 세계로 갔거든요 290 00:14:31,161 --> 00:14:31,996 ‎이러기야? 291 00:14:32,746 --> 00:14:34,623 ‎당장 이리 와! 호스 도둑놈 292 00:14:35,124 --> 00:14:37,251 ‎두 번의 죽음, 부모님이 다... 293 00:14:37,835 --> 00:14:40,212 ‎부모님이 두 분 다 돌아가셨는데 294 00:14:41,171 --> 00:14:42,172 ‎그건 진짜... 295 00:14:42,256 --> 00:14:43,465 ‎이렇진 않았어요 296 00:14:44,633 --> 00:14:45,759 ‎아무도 우리한테... 297 00:14:45,843 --> 00:14:48,262 ‎아무도 우리랑 같이 앉아서 ‎'저기요' 298 00:14:48,345 --> 00:14:49,221 ‎들어오너라 299 00:14:49,805 --> 00:14:51,515 ‎'부모님은 이제 안 아파요'라고 ‎하지 않았죠 300 00:14:51,599 --> 00:14:55,060 ‎그럼요, 그렇게 곁에 앉아서 ‎그런 말 해주지 않아요, 아무도요 301 00:15:00,357 --> 00:15:01,942 ‎'그냥 망자와 함께 있는 거죠' 302 00:15:02,026 --> 00:15:04,778 ‎'그냥 잠시 같이 있어요' 303 00:15:04,862 --> 00:15:06,363 ‎'같이 있어도 괜찮아요' 304 00:15:07,031 --> 00:15:07,990 ‎아무도 그런 말 안 했죠 305 00:15:08,365 --> 00:15:14,121 ‎그리고 사실 사람들이 ‎죽은 자와 같이... 306 00:15:14,204 --> 00:15:15,748 ‎있고 싶어 하지 않고요 307 00:15:15,831 --> 00:15:18,334 ‎그건 좀 복잡한 문제예요 308 00:15:19,001 --> 00:15:22,296 ‎내가 항상 타협 가능하다고 ‎생각하는 부분이죠 309 00:15:22,379 --> 00:15:24,214 ‎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310 00:15:24,298 --> 00:15:28,469 ‎망자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‎망설이는 사람들한테 311 00:15:28,552 --> 00:15:30,512 ‎그래도 된다고 하면 312 00:15:30,596 --> 00:15:34,892 ‎모든 걸 바꾸는 ‎놀라운 경험을 하게 돼요 313 00:15:34,975 --> 00:15:36,977 ‎초콜릿과 강아지를 ‎처음 접했을 때처럼요 314 00:15:37,061 --> 00:15:38,979 ‎그런 반응이 나와요 315 00:15:39,063 --> 00:15:40,773 ‎- 그렇군요 ‎- 사람들이 좋아하죠 316 00:15:44,902 --> 00:15:46,570 ‎근데 대부분 사람은... 317 00:15:47,780 --> 00:15:48,739 ‎이런 일을 겪어요 318 00:15:50,532 --> 00:15:51,533 ‎죽음을 앞둔 사람이 319 00:15:52,451 --> 00:15:55,162 ‎죽음에 관해 얘기할 ‎준비가 될 때쯤이면 320 00:15:56,038 --> 00:15:57,665 ‎제정신이 아닌 상태예요 321 00:15:57,748 --> 00:16:00,167 ‎- 네 ‎- 얘기를 제대로 못 하죠 322 00:16:00,668 --> 00:16:04,129 ‎자기가 원하는 걸 ‎명확히 말할 수가 없어요 323 00:16:05,255 --> 00:16:06,757 ‎정신줄을 놓는 거죠 324 00:16:06,840 --> 00:16:08,759 ‎정신이 집 나간 것처럼요 325 00:16:08,842 --> 00:16:11,220 ‎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거예요 326 00:16:11,303 --> 00:16:12,680 ‎과거로 돌아가 327 00:16:12,763 --> 00:16:16,308 ‎20년 전에 죽은 남편한테 ‎말을 걸기도 하죠 328 00:16:16,392 --> 00:16:19,561 ‎맞아요, 영화랑은 완전 딴판이에요 329 00:16:19,645 --> 00:16:23,440 ‎영화에선 누워있다가 ‎갑자기 '나 죽네' 하잖아요 330 00:16:23,524 --> 00:16:25,985 ‎그리고 그냥 죽어요 ‎그것도 멋지게 331 00:16:26,485 --> 00:16:28,529 ‎방금 마사지 받은 것 같죠 332 00:16:28,904 --> 00:16:31,115 ‎그냥 작별 인사하는 사람 같아요 333 00:16:31,198 --> 00:16:32,241 ‎그냥 사람들 보면서... 334 00:16:32,324 --> 00:16:34,618 ‎'무도회 못 가서 미안하게 됐네' 335 00:16:35,619 --> 00:16:38,163 ‎'이제 이 우주에서 떠나' ‎그리고 꼴까닥 336 00:16:38,998 --> 00:16:40,374 ‎말 그대로... 337 00:16:41,333 --> 00:16:42,167 ‎사라지는 거예요 338 00:16:42,251 --> 00:16:43,752 ‎미친 거죠 339 00:16:46,588 --> 00:16:49,591 ‎그런 쓰레기 같은 걸 보고 ‎사람들이 생각해요 340 00:16:49,675 --> 00:16:52,177 ‎'나도 죽음에 대한 계획을 ‎좀 세워야겠다' 341 00:16:52,261 --> 00:16:54,763 ‎'내가 아프면 그때부터 세워야지' 342 00:16:54,847 --> 00:16:57,349 ‎'죽음에 대한 통계적 확률을 보면' 343 00:16:57,433 --> 00:17:00,269 ‎'이런 거 계획할 시간 정도는 ‎충분해' 344 00:17:00,352 --> 00:17:01,562 ‎이건 말도 안 돼요 345 00:17:01,645 --> 00:17:03,772 ‎물론 그 계획이 ‎명확해지는 순간이 올 수도 있죠 346 00:17:03,856 --> 00:17:05,733 ‎근데 그때쯤 되면 347 00:17:05,816 --> 00:17:09,028 ‎현재 당신의 안부나 ‎과거 얘기를 하고 싶어 하지 348 00:17:09,111 --> 00:17:11,572 ‎어떻게 죽을 건지 ‎화장을 할 건지에 대해서는 349 00:17:11,655 --> 00:17:13,240 ‎얘기하고 싶어 하지 않아요 350 00:17:13,824 --> 00:17:17,077 ‎이건 우리 아빠가 좀 멋졌어요 ‎왜냐면 죽음을 앞두고... 351 00:17:17,536 --> 00:17:19,413 ‎정말 대단했죠, 가끔은... 352 00:17:19,496 --> 00:17:21,540 ‎잠깐, 아버지가 ‎뭐 때문에 돌아가셨다고요? 353 00:17:21,623 --> 00:17:23,709 ‎난 초당 수조 명 죽여서요 354 00:17:23,792 --> 00:17:24,793 ‎'슬로우 페이즈'요 355 00:17:25,294 --> 00:17:28,338 ‎섹터 전쟁을 하는 동안 ‎그림자 무리 아래 서 있었는데 356 00:17:28,422 --> 00:17:32,342 ‎조그만 그림자 조각이 침투해서 ‎평생을 고생하셨어요 357 00:17:33,052 --> 00:17:35,596 ‎결국 그게 아빠 폐로 들어갔죠 ‎아빤 제 영웅이었어요 358 00:17:36,555 --> 00:17:38,140 ‎아빠가 죽고 나서야 ‎훈장을 발견했죠 359 00:17:38,223 --> 00:17:39,391 ‎그렇군요 360 00:17:39,475 --> 00:17:40,893 ‎가실 때가 되니... 361 00:17:40,976 --> 00:17:42,311 ‎날 알아볼 때도 있지만 362 00:17:42,394 --> 00:17:46,523 ‎내가 섹터 전쟁에서 만났던 ‎군인인 줄 알기도 하더군요 363 00:17:46,607 --> 00:17:47,775 ‎대머리라 그럴 거예요 364 00:17:48,192 --> 00:17:50,819 ‎죽음이 코앞에 닥칠 때 ‎흔히 일어나는 일이죠 365 00:17:50,903 --> 00:17:53,363 ‎아빠가 막 그랬어요 ‎'너희 부대장이 누구야?' 366 00:17:53,447 --> 00:17:56,450 ‎그런 얘기 많이 하셨죠 ‎진짜 웃겼어요, 근데... 367 00:17:56,533 --> 00:17:59,661 ‎그때 생각했죠 ‎'이제 진짜 아빤 못 보겠구나' 368 00:17:59,745 --> 00:18:03,332 ‎'지금 내가 보는 건 ‎몽유병자나 마찬가지야' 369 00:18:03,415 --> 00:18:05,501 ‎'진짜 아빠를 다시 볼 수 있을지 ‎모르겠네' 370 00:18:06,543 --> 00:18:08,337 ‎- 그러다... ‎- 갑자기 정신을 차리죠 371 00:18:08,420 --> 00:18:09,880 ‎바로 정신을 차리셨어요 372 00:18:10,464 --> 00:18:11,298 ‎진짜 아빠가 나오죠 373 00:18:12,007 --> 00:18:13,717 ‎그리고 아빠는... 374 00:18:14,343 --> 00:18:18,430 ‎죽음을 앞둔 사람한테는 ‎솔직해야 한다고 배웠거든요 375 00:18:19,181 --> 00:18:20,307 ‎다행이죠 376 00:18:20,724 --> 00:18:23,185 ‎아빠가 물어봐요 ‎'무슨 일 있었던 거니?' 377 00:18:23,268 --> 00:18:24,853 ‎'아빠, 죽어가고 있어요' 378 00:18:24,937 --> 00:18:27,981 ‎아빠가 말했죠, '그렇구나' 379 00:18:28,065 --> 00:18:30,359 ‎'가서 펜이랑 종이 좀 가져와' 380 00:18:30,442 --> 00:18:33,320 ‎그리고 사람들한테 뭐라고 할지 381 00:18:33,821 --> 00:18:35,572 ‎저한테 유언을 남기셨죠 382 00:18:35,656 --> 00:18:37,825 ‎정말 아름다운 순간이었어요 383 00:18:37,908 --> 00:18:41,411 ‎아직 유언대로 못 한 것도 있는데 ‎빨리해야겠어요 384 00:18:41,495 --> 00:18:44,206 ‎호스피스에 점심 특선을 ‎보내는 일 같은 거요 385 00:18:44,665 --> 00:18:47,960 ‎아름다운 유언이었어요 ‎아빠가 유언을 남겨서 다행이죠 386 00:18:48,043 --> 00:18:49,920 ‎호스피스에 점심 특선 보내요 387 00:18:50,003 --> 00:18:52,047 ‎- 그러려고요 ‎- 다들 좋아하겠어요 388 00:18:52,381 --> 00:18:53,382 ‎그럴 거예요 389 00:18:53,465 --> 00:18:56,552 ‎아빠, 과거나 현재, 미래 ‎어디에 계시든 390 00:18:56,635 --> 00:18:58,262 ‎점심 특선 보낼게요 ‎미안해요 391 00:18:58,637 --> 00:19:00,430 ‎그동안 정신이 없었어요 ‎형편없는 변명이네요 392 00:19:00,764 --> 00:19:01,974 ‎점심 특선 보내는 건 껌인데 393 00:19:04,226 --> 00:19:07,312 ‎죽음,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요 394 00:19:07,396 --> 00:19:10,274 ‎나도요, 내 일에 대해 ‎얘기할 기회를 줘서 고마워요 395 00:19:19,116 --> 00:19:21,285 ‎저기, 나 호스 필요해 396 00:19:21,368 --> 00:19:24,163 ‎저기, 죄송한데요 ‎저 호스 좀... 제 거거든요 397 00:19:24,246 --> 00:19:26,206 ‎꼭 필요해요 ‎저기, 저게 필요... 398 00:19:26,915 --> 00:19:28,584 ‎저기요! 399 00:19:28,667 --> 00:19:30,252 ‎이봐, 아저씨! 400 00:19:34,756 --> 00:19:37,718 ‎누가 감히 연로한 ‎엘리베이터 황제를 깨우느냐! 401 00:19:44,975 --> 00:19:48,437 ‎농구 하실 분? 없나 402 00:19:48,520 --> 00:19:50,230 ‎야구? 아니고 403 00:19:50,856 --> 00:19:52,941 ‎- 탁구? ‎- 됐어요 404 00:20:26,391 --> 00:20:27,309 ‎저항하지 마세요 405 00:20:28,310 --> 00:20:30,354 ‎괜찮을 거예요, 허공을 봐요 406 00:20:31,063 --> 00:20:33,523 ‎그리고 클랜시는 ‎아직 죽을 때가 안 됐어요 407 00:20:33,607 --> 00:20:35,317 ‎그땐 바퀴 달린 의자에 ‎앉아있을 거예요 408 00:20:35,400 --> 00:20:36,235 ‎바퀴 달린 의자? 409 00:20:37,527 --> 00:20:40,322 ‎세상에, 끝내준다! 410 00:21:00,133 --> 00:21:01,176 ‎안녕 411 00:21:01,510 --> 00:21:03,428 ‎내 호스네 412 00:21:06,431 --> 00:21:07,266 ‎넌 뭐야? 413 00:21:07,891 --> 00:21:08,934 ‎은유인가? 414 00:21:17,734 --> 00:21:18,568 ‎슬라이드 탈래? 415 00:21:20,529 --> 00:21:23,156 ‎좋았어! 416 00:21:32,124 --> 00:21:33,917 ‎진심으로 내가 타본 ‎슬라이드 중 최고다 417 00:21:34,001 --> 00:21:35,752 ‎다른 슬라이드도 많이 타봤거든 418 00:21:36,628 --> 00:21:38,797 ‎다시 가방으로 변신해줘 419 00:21:41,300 --> 00:21:43,552 ‎고마워, 가방 모드 활성화 420 00:21:46,346 --> 00:21:47,306 ‎이제 집 '가방' 421 00:22:02,821 --> 00:22:03,989 ‎안녕, 텅 빈 공! 422 00:22:04,072 --> 00:22:05,115 ‎별로였어! 423 00:22:06,658 --> 00:22:07,993 ‎죽음이 그랬지... 424 00:22:08,452 --> 00:22:10,620 ‎바퀴 달린 의자에 앉아서 죽는다고 425 00:22:14,458 --> 00:22:16,084 ‎젠장! 426 00:22:22,758 --> 00:22:25,260 ‎정말 고맙다 427 00:22:25,344 --> 00:22:26,595 ‎별말씀을 428 00:22:31,683 --> 00:22:34,102 ‎이제 뭐 하실 겁니까? ‎명상하실 건가요? 429 00:22:34,186 --> 00:22:36,271 ‎아니, 완전 창피하네 430 00:22:36,772 --> 00:22:38,148 ‎깨달은 게 아니야 431 00:22:38,231 --> 00:22:40,567 ‎깨닫지도 못했지 ‎아무 의미 없는 말이었어 432 00:22:40,901 --> 00:22:42,486 ‎안녕, 샬럿, 보고 싶었어 433 00:22:45,822 --> 00:22:49,034 ‎인생이 불협화음이라도 434 00:22:49,534 --> 00:22:52,037 ‎거기에 맞춰 노래할 수 있지 435 00:22:52,120 --> 00:22:53,372 ‎"점심 특선 ‎주문" 436 00:22:53,455 --> 00:22:56,917 ‎불협화음과 함께인 게 더 좋아 437 00:22:57,501 --> 00:23:01,254 ‎깨달음을 찾은 사람인 척 ‎행동하는 것보다 438 00:23:32,077 --> 00:23:33,995 ‎자막: 방지윤